바다의 파도는 대부분 바람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가끔 큰 폭풍이 큰 파도를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바다로 들어가는 에너지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바람으로 만들어지는 파도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렇게 외해에서 만들어진 파도가 해안으로 접근하면 야생의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만 가끔은 큰 재난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파도는 바다와 대기의 경계면을 따라 이동하는 에너지이며 때로는 파도가 일어난 폭풍지역을 벗어나 대양을 가로질러 수천 킬로미터나 이동하기도 합니다. 바람 없는 조용한 날에도 바다에서 큰 파도가 계속 치는 때가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1. 무엇이 파도를 일으키는가?
모든 파도는 교란(disturbance)에서 시작됩니다. 바다에서 파도를 일으키는 힘을 기파력(disturbing force)이라 합니다. 조용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파도가 만들어지고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돌이 수면을 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면으로의 에너지 전달로 파도가 만들어집니다.
연못에 던져진 돌과 같이 바다 표면 위로 부는 바람으로 파도가 일어나며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단지 규모가 엄청 큰 뿐입니다. 밀도가 서로 다른 유체의 움직임에서 파도가 발생하며 서로 다른 밀도 경계면을 따라 전파합니다. 대기와 바다 모두 유체입니다. 따라서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들의 경계면에서 파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공기-물 경계면 : 대기가 해수면을 밀어 들어가 해파[ocean wave, 보통 파랑(wave)이라 부름]을 만든다.
- 공기-공기 경계면 : 다른 공기덩어리의 움직임으로 대기파(atmostheric wave)를 발생시킨다. 이때는 가끔 하늘에 잔물결 모양의 구름이 만들어진다. 대기파는 특히 한랭전선(밀도가 높은 대기)의 이동 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물-물 경계면 : 밀도가 다른 물의 움직임에서 내부파(internal wave)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파는 물속에서 밀도가 다른 수층의 경계면을 따라 전파되기 때문에 밀도약층(pycnocline)과 관련이 있다. 내부파는 표면파보다 매우 커 100m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조석이나 저탁류 또는 바람이나 수면을 지나가는 선박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이 내부파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내부파는 우주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또 내부파는 잠수함에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잠수함이 잠수 허용 수심 근처에서 내부파에 걸려들었다면 본의 아니게 설계 수압보다 더 아래로 내밀릴 수도 있다. 수면 아래의 내부파의 여파로 표면이 잔 부유물들이 나란한 줄무늬를 만든 것을 볼 수도 있다. 소규모의 내부파는 섞이지 않은 두 유체의 경계면이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전형적인 형태이다.
해안의 큰 사태나 해안 빙하의 붕괴로 큰 빙하가 바다로 밀려오는 것처럼 바다로의 큰 덩어리가 밀려 들어와도 파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파를 보면 보통 풍덩파(splash wave)라 합니다.
해저에서 대규모 융기나 침강이 일어날 경우 이에 따른 모든 에너지가 위의 물기둥에 고스란히 전달되어(바람에 의한 파랑의 경우 에너지 전달이 표면에섬만 일어나는 것과 대비됨) 큰 파도가 생기게 됩니다. 해저의 사태(저탁류), 해저화산 그리고 단층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큰 파도를 지진해파(seismic wea wave) 또는 쓰나미(tsunami)라 불립니다. 쓰나미는 그리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번 일어나면 해안을 휩쓸어 큰 피해를 일으킵니다.
주로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일어나는 조석도 파의 일종으로 전세계에 다 있으며, 비교적 잘 예보될 수 있습니다. 인간활동으로도 파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선박이 지나가면 그 뒤로 웨이크(wake)라는 항적이 남는데 이 역시 파의 일종입니다. 큰 선박의 웨이크는 조그만 배를 비틀거리게 하기도 하고 어떤 포유류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든 바다로의 에너지 유입은 파도를 일으키지만, 대부분의 해파는 바람에 의한 것입니다.
2. 파도는 어떻게 움직일까?
파도는 에너지의 이동입니다. 파도는 매질의 주기적 움직임을 통하여 에너지를 이동시킵니다. 매질(고체, 액체, 기체) 자체가 에너지가 전파되어 가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질 내의 입자가 주기적으로 앞뒤, 위아래로 둥글게 둥글게 움직이며 한 입자에서 또 다른 입자로 에너지를 전파시킵니다. 탁자의 한쪽 끝 부분을 주먹으로 내려쳐 보면, 이 충격은 파의 형태로 탁자의 저쪽 끝까지 전달되어 저 끝에 앉아 있는 사람도 느끼겠지만 탁자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파랑은 여러 가지 형태로 전파됩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는 진행파(progressive wave)로 깨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진동하며 전파되는 파입니다. 진행파에는 종파와 횡파가 있으며 또 이 둘의 합성 형태인 궤도파가 있습니다.
종파(longitudinal wave)는 수립자의 운동이 용수철에서 수축 팽창되는 형태처럼 에너지가 전파되는 방향으로 전진 후퇴하는 파입니다. 즉, 파는 매질이 압축 팽창을 반복하며 전파하게 됩니다. 음파가 종파의 한 예입니다. 손뼉을 친다는 것은 방안 전체에 울려 퍼지는 소리, 즉 공기를 압축하고 팽창시키는 충격을 일으켰다는 뜻입니다. 종파에서 에너지는 모든 형태의 매질-기체, 액체 또는 고체-에서 다 같이 종 방향의 입자 운동을 통하여 전파됩니다.
횡파(transverse wave)는 입자의 진동 방향과 직각되는 방향으로 에너지가 전파하는 파입니다. 로프의 한 끝을 문고리에 묶고 다른 한쪽을 아래위로 흔들면 파의 형태, 즉 에너지는 로프를 따라 문고리까지 전파됩니다. 파의 형태는 손의 움직임과 같이 위아래이지만 하의 진행 방향, 즉 에너지의 진행 방향은 그 직각 방향인 손에서 문고리 방향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체에서 진동으로 인한 입자의 운동이 고체 경계를 뚫고 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횡파의 에너지는 고체 내부를 통해서만 전파합니다.
종파나 횡파는 모두 에너지를 매질 자체를 통해서 전파시키기 때문에 매질파(body wave)라 합니다. 해파는 바다의 상층부, 즉 바다와 대기의 경계면 부근에서 에너지를 전파시킵니다. 따라서 해파 역시 매질파입니다. 해수면에서의 파도는 종파의 성질과 횡파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어 수립자는 원운동을 하기 때문에 바다 표면파는 궤도파[orbital wave, 가끔은 경계면파(interface wave)라 하기도 함]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