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dementia)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정신이 없어진 것, 제정신이 아닌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문으로는 어리석을 치(痴 혹은 癡)와 어리석을 매(呆)가 합쳐진 단어로 '의심이 많거나 아는 것에 병이 든 상태'를 뜻합니다. 치매는 특정 질환을 가리키는 병명이 아니라 점진적인 뇌기능 감퇴가 나타나는 증후군(syndrome)으로 뇌병변에 따른 기억장애, 사고장애, 판단장애, 지남력(식별력)장애, 계산력장애 등과 같은 인지기능과 고등정신기능이 감퇴되고 정서장애, 성격변화, 일상생활동작능력장애 등이 수반되어 결과적으로 직업, 일상적 생활 및 대인관계장애를 초래하는 노년기의 대표적인 기질적 정신장애의 하나입니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많 생기며, 따라서 나이에 따라 50세 이후에 발생하는 초로성치매(presenile demetia)와 노년기인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노인성치매(senile dementia)로 구분됩니다.
1. 치매의 원인
치매는 단일 질병명이 아니라 기질적 정신장애로 인해 특정증상들이 나타나는 증후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치매증상을 나타내는 원인성 질환은 퇴행성뇌질환, 뇌혈관질환, 뇌염증 및 감염대사장애, 내분비장애, 결핍성장애, 중독성장애 등 다양합니다.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혈관성치매 이외에도 우울증, 약물, 알코올 및 화학약물 중독, 대사성 원인으로 인한 전해질장애, 갑상선질환, 비타민결핍증 뇌기능장애를 초래하는 감염성뇌질환, 두부외상 등에 의해서도 치매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치매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원을 제거함으로써 치매증상을 완화 혹은 제거할 수 있습니다.
노인성치매의 원인은 뇌의 병변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치매노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사나 시설 입소 등처럼 환경의 변화, 배우자와의 사별 등과 같은 인간관계의 상실, 소변을 못 가리거나 걷기 곤란과 같이 노화에 따른 신체적 장애 등 여러 계기로 치매가 나타납니다. 더 나아가 주변사람의 대응, 지금까지 생활해 온 과정, 인생관, 가치관까지도 관련이 여겨질 정도로 치매의 원인은 복잡하고 심오합니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크게 가역성치매와 비가역성치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가역성치매는 치료가 가능한 치매를 말하며 비가역성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를 말합니다. 치료가 가능한 가역성치매는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약 10% 전후로 알려져 있으며 다음과 같은 치매가 가역성 치매로 분류됩니다.
- 약물중독, 중금속중독, 알코올중독 등의 중독성장애
- 심혈관계 질환 및 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만성신장질환, 전해질장애, 저혈당 및 고혈당, 상선기능항진 및 저하증 등의 대사장애
- 비타민 B12결핍, 엽산결핍 등 결핍성장애
- 신경매독, 결핵성수막염, 뇌종양, 진균성뇌염, 정상압수두증 등 감염성질환
위의 장애 이외에도 우울증이나 영양결핍으로도 치매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비가역성치매의 원인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파킨슨병, 픽병 등이 포함됩니다.
2. 치매의 유형
일본의 다케우치 다카히토가 주장하는 것으로, 실제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생활에서 실감할 수 있는 분류로 문제행동에 따라 갈등형, 회귀형, 유리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갈등형
갈등형이란 소변을 보거나 건망증이 있는 현실 속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어, 어떻게든 자신을 되찾으려 발버둥치는 유형을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화현상도, 신체적 장애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흥분하여 소리를 지르거나 거칠고 난폭한 행동을 합니다. 또한 정서불안을 보입니다. 갈등이 이식, 과식, 농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갈등형은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당한 현실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귀형
회귀형은 현식 속 자신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갈등형과 같지만, 갈등형이 현실에 머무르는 데 반해 회귀형은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 자신을 되찾으려고 합니다. 이 경우 과거는 '자신이 가장 좋았던 시절'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주 배회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방향감각장애를 보일 때도 있으며 행복했던 과거 시절로 돌아가, 그 시절을 바탕으로 지금의 현실세계를 재구성합니다.
유리형
유리형은 자신을 현실로부터 분리한다는 것에서는 회귀형과 같습니다. 그러나 회귀형이 과거의 좋은 시절로 돌아가는 데 반해서, 유리형은 과거도 현실도 아닌 자신만의 내부세계에 틀어혀 자신을 지키려고 합니다. 스스로도 식사를 하지 않으려 하고, 케어하는 사람이 입에 넣어 줘도 먹지 않는 등의 무위자폐증, 또는 혼잣말을 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유리형은 이미 현실에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마음은 여기에 없는 상태입니다.
3. 치매의 진행단계와 증상
치매노인은 기억력, 추상적 사고능력, 판단력 및 충동자제능력, 언어기능 등의 저하와 성격변화, 신체적 기능 변화로 인하여 직업, 일상적 사회활동, 대인관계 등에 상당한 침해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치매의 초기 증상은 매우 모호하여 정상적 노화과정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치매라고 하여 다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도 아니며,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나 문제행동 역시 다양합니다.
그러나 치매는 대개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각 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은 질병의 경과와 케어계획을 수립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되지만 진행단계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반드시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 단계
첫 번째 단계는 흔히 전문가, 친척, 친구 등 주위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라고 말하며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단계입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매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발병시기를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언어장애, 최근 기억의 상실, 시간지남력의 장애, 판단력장애, 의욕상실, 우울증이나 공격행동, 취미활동에 대한 흥미상실 등의 증상을 나타냅니다.
중간 단계
치매가 심해지면서 문제의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며, 심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중간 단계 정도에 이르면 ① 금방 일어났던 일이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며, ② 혼자서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③ 청소, 요리, 장보기 등을 할 수 없으며, ④ 타인에 대한 의존적인 경향이 강해지며, ⑤ 기본적 위생관리도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⑥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고, ⑦ 배회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나타내며, ⑧ 일부는 환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말기 단계
기억이 완전히 상실되며 병의 증상이 신체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나 완전한 의존상태가 됩니다. 즉 ① 음식을 먹는 데 어려움을 겪고, ② 가족, 형제, 친척, 친구, 자신이 아끼던 물건 등을 알아보지 못하며, ③ 상황에 대한 이해나 분석능력이 전혀 없으며, ④ 집 안에서도 방향을 찾지 못하고, 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⑥ 사람들 앞에서 이상행동을 하며, ⑦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침대에 누워서 지내는 와상상태에 이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