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질환은 전 인구의 약 35%에서 발생할 만큼 흔한 질환으로 최근에 이르러 더욱 증가 추세입니다. 특히 아동기에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서구화된 주거환경, 모유 수유율 감소, 대기 오염 증가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atopic dermatitis, AD)은 보통 영아기에 시작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일명 '태열' 혹은 '영아 습진(infantile eczema)'이라 불리며, 심한 가려움증(소양증)을 동반하는 습진성 피부 병변이 특징적입니다. 최근 들어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증상이 심하고,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질환입니다.
1. 원인 및 빈도
아토피성 피부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회경제적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은 경우, 시골보다 도시에 사는 경우,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 경우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아토피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유병률이 높아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갖고 는 경우에 자녀에게 아토피성 피부염이 발생할 확률은 약 2~3배, 부모가 모두 아토피성 피부염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약 3~6배입니다. 그 밖에 건조한 피부, 조이는 의복, 집 먼지 진드기, 화학섬유와 털로 된 옷이나 침구, 더위, 발한, 정신적 스트레스,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등도 관련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모유를 는 아동보다 우유를 먹는 아동에서 아토피성 피부염 발생률이 높고 고형식을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이후에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음식으로 메밀가루, 새우, 계란, 콩, 땅콩, 밤, 밀가루, 생우유, 두유 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음식은 성장기 아동에게 열량,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좋은 공급원이 되므로, 아토피로 인해서 이러한 음식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여 아동의 영양 관리를 해야 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아의 60% 이상은 1세 이전에, 30% 정도는 1~4세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어릴 때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았던 아동은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행되어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2. 분류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 연령과 피부 병변의 특이적 분포를 기초로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영아형 | * 대개 2~6개월에 증상이 나타나서 2~3세경에 자연 소실 * 주로 얼굴 부위에 병변이 있음 |
아동형 | * 대개 2~3세에 증상이 발생하여 90% 정도가 5세 이후에 자연 소실 * 주로 팔꿈치, 무릎, 발목 부위에 병변이 있음 |
사춘기/청소년기형 | * 12세에 시작하여 성인 초기에 자연 소실되거나 또는 증상이 지속 * 주로 손에 병변이 나타나고, 기타 신체 부위에도 나타남 |
3. 증상
영아형과 아동형 아토피성 피부염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분포 | * 영아형: 뺨에 생기는 홍반성 습진성 피부염이 특징이며, 점차 목, 손목, 복부, 사지의 신전 부위로 퍼짐 * 아동형 : 굴곡부위(팔꿈치, 무릎 뒤, 목), 손목, 발목, 발 |
모양 | * 영아형 : 홍반성 구진, 수포, 장액성 삼출물(진물), 가피(딱지), 인설(비듬) * 아동형 : 작은 홍반성 구진 피부낙설, 피부 건조, 모공 각화증(닭살), 태선화(피부가 두꺼워지고 주름이 뚜렷해짐, 일명 코끼리 피부'로 불림) |
기타 증상 | * 심한 소양증 : 주로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심함 * 피부가 건조하고 거침 * 손바닥 주름이 증가하고 손이 차가움 * 눈 주위 색소 침착 * 가면 쓴 얼굴 모양 : 모세혈관 투과성 증가로 얼굴이 붓고 창백함 * 2차 피부 감염 : 심한 소양증으로 피부를 심하게 긁어서 발생 |
4. 치료
치료의 주요 목적은 소양증 경감, 피부 보습, 피부 2차 감염 예방, 알레르기원 제거 등입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사용하는 기본 약물은 스테로이드 제제입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스테로이드 제제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약하는 동안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증, 자반증, 튼살, 여드름, 다모증, 녹내장, 백내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최근 새로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인 국소 면역조절제가 개발되었는데, 이 중 다크로리무스(tacrolimus)는 최초의 바르는 면역조절제로 혈관 확장이나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 없이 면역 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약제입니다. 소양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자외선 치료나 인터페론 치료를 합니다.
5. 관리방법
(1) 소양증 완화
가려움증(소양증)이 심할 때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여 소양증을 감소시켜 줍니다.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에는 히드록시진 히드로클로라이드(hydroxyzine hydrochloride, atarax),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benadryl)등이 있습니다. 소양증이 있는 아동을 위한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염 예방을 위해 손톱을 짧게 자르고, 손을 자주 씻겨 준다.
- 잠자는 동안 긁지 못하도록 면장갑을 끼워 주거나, 팔꿈치 억제대를 적용할 수도 있다.
- 소양증을 증가시키는 원인 요인(모직이나 합성 섬유 옷, 모직 담요, 털 인형, 카펫 등)을 제거한다.
- 부드러운 면으로 된 옷을 입힌다.
- 땀과 더위는 소양증을 악화시키므로 환경을 시원하게 하고 옷을 얇게 입힌다.
- 건조하면 소양증이 심해지므로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향수, 물티슈, 파우더 등은 소양증을 자극하므로 사용을 제한한다.
- 의복과 침구류는 순한 세제로 세탁하고, 깨끗이 헹군다.
- 장갑이나 풍선 등과 같은 고무 제품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 졸리고 피곤하면 짜증이 나서 더 긁기 때문에 아동을 쉬게 한다.
-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피하고, 가능한 한 모유를 먹인다.
- 집안에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약물 요법을 실시한다.
- 목욕 후 부드러운 수건으로 물기를 두드리듯 닦고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 준다.
- 자기 전에 옥수수 전분 가루 한컵(200ml)과 베이킹소다 1/2컵(100ml)을 첨가한 따뜻한 목욕물에 10~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피부 진정과 소양증을 감소시켜 숙면과 피부 보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목욕 시 피부가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거품 목욕이나 비누 사용을 제한한다.
(2) 피부 보습
목욕은 피부표면에 있는 각질세포의 잔해, 분비물, 여러 알레르기원 등과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세균 수를 감소시킴으로써 피부 표면을 부드럽게 해주고, 보습제 및 치료제의 흡수를 증가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목욕은 미지근한 목욕물에 하루 4회 이상, 한번에 10~20분 정도 담갔다 나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목욕으로 인한 피부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목욕용 오일을 발라주고, 목욕이 끝난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나 치료 연고를 충분히 발라줍니다. 흔히 추천되는 보습제는 아쿠아포(aquaphor), 세타필(cetaphil), 유세린(eucerin) 등입니다. 얼굴처럼 목욕 물에 담그기 힘든 부분은 미지근한 물을 수건에 적셔서 충분한 시간 덮어서 보습을 시킵니다. 비누 목욕은 1주일에 2~3회 저자극성 비누로 실시합니다. 아기에게 사용하는 비누나 오일, 보습제, 연고 등은 사전에 아기 몸의 일부에 발라보고 이상이 없는 것을 사용하면 안전합니다.
(3) 식이조절
고형식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6개월 이후에 시작합니다. 고형식은 집에서 만들어 먹이되, 쌀로 시작해서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1주일 간격으로 1가지씩 첨가합니다.
여러 가지 식품이 함유된 캔으로 된 이유식은 먹이지 않습니다. 딸기, 토마토, 오렌지와 귤은 1세까지 먹이지 않으며, 2세까지는 새우, 생선, 조개, 두부, 요구르트, 치즈와 밀가루 등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를 먹는 경우에는 어머니가 먹은 음식물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갈 수 있으므로 어머니는 땅콩과 견과류의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